단기간 10kg 이상을 감량했고, 내 바람대로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졸업식에 참여할 수 있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매일 보던 친구들과 선생님이 나의 달라진 모습에 놀라 칭찬을 해주었다. 처음 받아보는 외모 칭찬이 그렇게 뿌듯할 수 없었다. 그때부터 다이어트는 내 인생의 전부가 되고 말았다. - p.20
배고파서 잠을 못 자기 시작했다. 불면증이 생긴 거다. 매일 먹방을 보다가 새벽 3~4시가 되어서야 잠에 들었다. 뒤에서도 이야기하겠지만, 이때 본 먹방이 나의 폭식 욕구를 키워갔던 듯싶다. 온갖 음식을 기괴하리만큼 잔뜩 먹어 치우는 먹방을 보면서 늘 생각했다. ‘나도 언젠가 다이어트만 끝나면, 살이 조금 쪄도 될 정도로 마르면, 저렇게 다 먹어 버릴 거야.’ 이런 폭식에 대한 열망, 환상이 생겨 버린 것이다. 그렇게 미래의 폭식을 계획하며, 다이어트만 끝나면 먹을 모든 음식들을 캡처해 두었다. - p.28
다이어트 보조제를 먹는 시점부터, 음식을 거부하던 증상은 사라지고 폭식증이 강화되었다. 더불어 약 의존증 및 더욱 심한 강박 증상이 생겨났다. 그동안은 살찔까 봐 먹지 못하고 제한했던, 심지어는 씹고 뱉거나 토해 버렸던 음식들을 이제는 다이어트 보조제가 해결해 줄 거라고 믿으며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이따금 과자나 빵 하나를 먹었을 때면, ‘이왕 보조제 먹은 거 더 먹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폭식을 시작하게 되었다. 보조제는 그냥 폭식의 마중물이 된 거다. - p.48
지금도 거울을 보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가? 팔뚝은 더 얇아야 하는데. 체지방은 20% 중반이 되어야 하는데. 허벅지 사이는 더 떨어져야 하는데. 배는 더 납작해야 하는데. 복근은 더 선명해야 하는데… 이런 건 남들이 정해 둔 기준일 뿐이다. 남들이 정해 둔 기준 따위는 완전히 배제하고 스스로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어떠한 판단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p.66
내가 다이어트로 돌아가 절식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새로운 자아’로 살아갔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나는 절식 자아도 폭식 자아도 아닌 내가 되고 싶은 진짜 모습, ‘건강한 자아’의 힘을 기르기 시작했다. 다이어트 문화로 황폐해진 내 삶에서 처절하게 얻은 자유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더 이상 다이어트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새로운 나만의 삶을 개척하는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 p.122
식단과 더불어 운동 강박까지 생겨 버렸다는 것이다. 바디 프로필의 문제점은 식단뿐만 아니라 여기에도 있다. 주어진 시간에 맞춰 몸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조급해진다. 운동을 하지 못하는 날에는 식단이라도 줄여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친 퇴근길에도, 가족 행사가 있는 바쁜 날에도, 친구와의 약속에도 아득바득 운동 할당량을 채워야 마음이 놓였다. - p.131
대부분의 사람은 살면서 복근이 필요하지도, 가는 허벅지가 필요하지도 않다. 계속 떠올리고 있는 인생 몸매는 잠시 잊어 버리자. 우리의 몸이 어떤 모양을 하고 있더라도 반겨주고 인정해 주자. 그게 진정으로 건강한 사람의 마인드라고 할 수 있다. - p.139
내 진짜 욕망은 어떤 건지. 그것들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다. 나의 진실된 욕구와 목표를 이루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결정만을 하기로 다짐했다. 그렇게 나는 점차 다이어트의 노예가 아닌, 진짜 나로서 삶을 살아가기 시작했다. - p.150
매번 ‘이번엔 다르지 않을까?’, ‘이 제품이라면 다를 것 같아.’라는 생각으로 다이어트 제품에 돈을 퍼붓고 있다면 그만두길 바란다. 돈도 잃고 몸과 마음의 에너지도 점점 고갈되어 간다. 당신에게는 셰이크, 식단, 곤약 떡볶이, 단백질 빵이 필요한 게 아니다. 친구들과 진짜 떡볶이를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주말엔 달콤한 진짜 빵을 먹으며 여유를 가지는 시간이 더 가치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라. - p.228
더 이상 다이어트 마케팅에 휘둘려 괜한 시간과 돈,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그 시간을 소중한 사람들과 보내는 데에 쏟고, 더 나은 경험과 가치 있는 것들에 투자하며, 자신의 꿈과 목표에 에너지를 발산한다면 우리는 1~2년 후에 훨씬 더 성장한 모습으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p. 245
계획이 모두 ‘다이어트’에 맞추어져 있으면 어리석은 의사 결정을 하기 마련이다. 더 이상 당신의 계획에 다이어트를 우선으로 두지 않았으면 한다. 다이어트보다 중요한 일은 분명 잔뜩 쌓여 있다. 그 일에 집중해 에너지를 쏟는 게 더욱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라는 걸 이제 당신도 알게 되었을 거라 믿는다. - p.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