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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만 있긴 싫고

저자 소개

장혜현

1988년. 작가가 태어난 날 하늘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이토록 여러 감정에 의연하지 못한 걸까. 그래도 감정은 소모되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랑은 그런 다양한 감정을 소모하게 하는 가장 단단하고 아름다운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사랑하며 소모된 감정을 충전하러 자주 낯선 곳으로 떠난다. 정리해보면 아무래도 사랑이 나를 여행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렇기에 나는 사랑이 끝나지 않는 한, 계속해서 낯선 곳을 찾아 헤맬 것 같다. 여행 가방을 근 한 달이 지나서야 풀었다. 여행 중 넘어진 무릎은 걸을 때마다 욱신거려 오늘에서야 진료를 받았다. 다사했던 여정을 풀며 반성은 두었고 후회는 치웠으며 뭐라도 달라질 줄 알았던 나는 여전히 조금 게으르고 아직도 조금 미련하다.

목차

  1. 프롤로그 …… 10
  2. 출발
  3. Ⅰ 말캉한 죽음에 대하여
  4. 1. 안내방송 …… 14
  5. 2. 꿈의 바깥 …… 20
  6. 3. 나쁜 기억의 편린 …… 28
  7. 4. 죽음에 관하여 …… 36
  8. 5. 살고 싶어, 안달이 난다 …… 43
  9. Ⅱ 물컹한 사랑에 대하여
  10. 1. 몇 년 뒤 …… 52
  11. 2. 또 몇 년 뒤 …… 54
  12. 3. 순간이 넘쳐흐르더라도 …… 56
  13. 4. 광택 없는 사이 …… 66
  14. 5. 헤어짐의 전조 …… 75
  15. 6. 첫사랑 …… 80
  16. 7. 짝사랑 …… 88
  17. 8. 좋아하는 말보다 좋아하는 마음이 먼저 …… 96
  18. 부유
  19. Ⅲ 평평함에 대하여
  20. 1. 새로운 자유를 얻으려면 …… 100
  21. 2. 자신이 있을 장소를 정한다는 건 …… 104
  22. 3. 약간 지옥에 가까이 간 것 같네요 …… 111
  23. 4. 괜찮아, 나는 기본적으로 산뜻하니까 …… 116
  24. 5. 그 세탁소 …… 123
  25. 6. 깊이 생각하니까 괴로운 거야 …… 129
  26. Ⅳ 뾰족함에 대하여
  27. 1. 직장생활 …… 136
  28. 2. 잠깐만 좀 쉴게요 …… 146
  29. 3. 로또는 나야 나 …… 154
  30. 4. 생에 처음으로 신을 찾다 …… 162
  31. 5. 쾌적한 충동 …… 171
  32. 6. 어딘가 있을 나만의 천국 …… 178
  33. 귀환
  34. Ⅴ 과거에 대하여
  35. 1. 담배 …… 186
  36. 2. 반박합니다 …… 188
  37. 3. 할머니 …… 191
  38. 4. 콩밥 …… 193
  39. 5. 방방이 …… 196
  40. 6. 웃픈 별명 …… 198
  41. 7. 삶은 달걀 …… 201
  42. 8. 아이 …… 205
  43. 9. 고래고래 노래 부르기 …… 209
  44. 10. 조금 탁했던 때 …… 213
  45. 11. 단어의 이면 …… 217
  46. 12. 나의 마지막 산타 …… 218
  47. 13. 그렇다면 잘하고 있는 것이다 …… 220
  48. Ⅵ 현재에 대하여
  49. 1. 암중방광 暗中放光 …… 224
  50. 2. 소란스럽다 …… 225
  51. 3. 관계 네트워크 …… 227
  52. 4. 대체 불가한 진심 …… 230
  53. 5. 사치와 어른 …… 233
  54. 6. 하이힐 …… 235
  55. 7. 비키니 …… 238
  56. 8. 신용카드 …… 241
  57. 9. 약속 …… 244
  58. 10. 장신구 …… 246
  59. 11. 잭나이프 …… 248
  60. 12. 방 房 …… 251
  61. 13. 비밀공간 …… 254
  62. 14. 내가 겁내는 건 오로지 지구 온난화뿐이야 …… 256
  63. 15. 그녀에 대하여 …… 261
  64. 16. 낯선 것들과 친해진다는 것 …… 266
  65. 에필로그 …… 271

책 속으로

P. 65 집으로 돌아와 보니 마음이 한곳이 따끔거렸다.
고개를 숙여 아픈 곳을 내려다보니 핑크색이다.
방금 막 넘어진 아이의 무릎처럼.

P. 109 나는 지난 몇 년간 길을 잃고, 방황하며, 나태했던 내 모습을 받아들인다. 슬픔도 외로움도 원래 내 것인 양 다시 데리고 다니기로 했다. 그러자 저기 멀리서 의지가 돌아오고 있는 게 보였다.
다시 만나 반갑다.
마음 맨 아래에 행복의 싹이 튼다. 나는 마음 아래 핀 이 작디작은 행복을 초조함 따위로 절대 짓밟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P. 215 이제는 집 안에서도 집 밖에서도 잘 지낼 수 있는 어른이 되었지만, 가끔 한 번씩 탁했던 그곳에 생각날 때가 있다.
그리운 것 같기도 하고 버려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돌아가면 좋겠다 싶다가도 왜 또다시 그곳에 가고 싶어 하는 걸까? 나는 이곳을 좋아하는데……, 라며 멋쩍어한다.
정말이지 여전히 나는 내가 봐도 이상하다.

P. 221 삶에 의미 없는 건 없다.
내가 살면서 겪은 감정이 이렇게 ‘문장’이 되었듯 말이다.

P. 253 가끔은 나만을 위한 캄캄한 동굴이 있었으면 좋겠다.
상처 난 날에는 그 속에서 가만히 몸을 웅크리고
잠이란 연고를 바를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