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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누구도 행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저자 소개

여태현

예민하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삶의 틈새를 아낀다. 그 허술한 틈새로부터 흘러나오는 쓸쓸하고 외로운 이야기를 받아 적는다. 소외된 글자를 대변하고 싶다. 쓴 책으로 『인어』 『우주의 방』 『오늘은 누구도 행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다정함의 형태』 『그리운 누군가가 근처에 산다』 가 있다.

목차

  1. 프롤로그
  2. 1. 가까워지는 줄 알았던 날들이 때론 멀어지기 위한 과정이었단 사실 그땐 몰랐다
  3. 나는 누구와도 이별한 적이 없는데 어떤 마음으로 여기에 앉아있는 걸까요 14 / I Feel Blue 20 / 하지만 알고 있습니다. 정리가 쉽지 않을 거란 사실을 22 / 연애가 끝나고 혼자가 되는 일은 설거지를 닮았습니다 25 / 019 28 / 하필이면 블랙체리 빨간색의 캔들입니다 30 / 그럭저럭 먹을만해집니다. 익숙해지는가 봅니다 32 / 소화시켜 내보내야 할 것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 35 / 닿아있는 면 38 / 내겐 이제 40 / 내게도 남몰래 예민한 구석이 있습니다 42 / 허상 46 / 당신을 닮은 냄새 48 / 꽃 50 / 그러나 나는 다행히 바이올린을 켤 줄 아는 사람입니다 52 / 다시 한 번 네 안에서 56 / 다시는 탈 일 없는 버스의 경로를 아는 거. 쓸쓸한 일이다 58 / 가까워지는 줄 알았던 날들이 때론 멀어지기 위한 과정이었단 사실 그땐 몰랐다 60 / 나는 안다. 사실 문은 내 미련 때문에 닫히지 않은 거다 63 / 사랑에 관해 생각하다 보면 이상한 기분이 됩니다 66 / 어쩔 수 없는 일이란 걸 이젠 압니다 68 / 당신의 이름을 계속 부른 건 잊지 않기 위해서였다 70 / 모서리가 많아서 입안을 아리게 하는 글자들 73 / 그러니까 비가 오면, 우린 서롤 생각하는 셈입니다 76 / 사랑하면 안 될 사람 슬프지만 있어요 그거 78 / 책임지지 못할 다정함은 상처가 되고, 나는 그것을 폭력이라고 부른다 80 / 나를 물들일 사람을 생각하면, 끝내 권장시간을 버텨낼 재간이 없는 거다 82 / 책상 정리는 이별과도 꽤 많은 구석이 닮아있습니다 84 / 당신의 이름과 나의 이름을 나란히 놓는 겁니다 86 / 과거를 과거로 남겨두는 일 88 / 코 끝이 간지러운 밤마다 죽을힘을 다해 널 끌어안고 92 / 무언가를 씹어 삼키는 거. 얹혀서 내려가지 않는 걸 소화시키기 위한 행위입니다 94 / 사랑은 어떤 건데요? 96 / 이대로 영영 98 / 여전히 널 그리워하고 있다고 100 / 사당행은 종종 사랑해로 읽히곤 하는데 102
  4. 2. 어떤 밤에는 이유 없이 외로울 수도 있다고
  5. 특히 오늘 같이 외로운 글을 잔뜩 써낸 날이면 108 / 어떤 밤에는 이유 없이 외로울 수도 있다고 111 / 내게서 멀어지는 것들 대부분 낯을 붉혔다 115 / 네게 닿기 위해 글을 쓰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117 / 한 번 부러진 곳은 약해져서 계속 우릴 119 / 남들도 나처럼 가끔 대책 없이 괴롭기도 하고 그러는 거 맞지 122 / 견딜 수 있는 한, 견딜 수 있을 만큼 그들이 가진 결핍들을 인내하고 싶은 겁니다 124 / 오늘은 후회라는 글자를 보다가 128 / 둘 사이의 경계는 무척이나 모호해서 어떤 구간에 다다르게 되면 영 감을 잡지 못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130 / 일일이 잔가시를 골라내느니 차라리 허기를 감수하게 된 나이 134 / 오늘은 누구도 행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136 / 종착지가 없어 도달할 길 없는 그리움이란 거 상상해본 적 있나요 138 / 관계는 바닥을 드러낼수록,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서로를 할퀴는 법이니까요 140 / 꼭 어딘가 돌아갈 구석이 있는 사람처럼 142 / 너도 나도 필사적으로 불행했다 144 / 그럴 때면 어쩐지 너무 멀리 와버린 거 같다는 기분이 듭니다 147 / Let\'s make it 149 / 남들과 다르다는 거. 가끔은 쓸쓸하다 152 / 그런 마음으로 살다 보면, 도무지 좋은 글을 쓰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는 겁니다 154 / 그럴 때면 묻고 싶은 겁니다 157 / 장소마다, 날씨마다 제각각의 얼굴을 가진 골목길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일 159 어떤 숫자에. 이름에. 시절에 의미를 갖는다는 건 그런 거야 162
  6. 3. 그렇다면 사랑이라고 되지 말란 법 있겠습니까
  7. 그렇다면 사랑이라고 되지 말란 법 있겠습니까 166 / 살다 보면 나를 유난히 다정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169 / 휴식의 본질에 관해 생각합니다 172 / 세상에 중요한 거라곤 오직 걔와 나뿐일 거라고 믿고 싶어진다 자꾸만 175 / 사랑이라니 사랑이라니 177 / 은이의 추억은 대부분 그런 온도를 하고 있습니다 어깨를 굽히고 팔꿈치를 기대게 되는 179 / 사랑을 사랑으로 존재하게 만드는 182 / 봄은 좀 어때? 184 / 그런 사람은 도무지 사랑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거다 186 / 애인의 눈을 한참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자꾸만 사랑한단 말이 비집고 나올 때 188 / 작가라면 글을 써야 합니다 191 / 나는 그 광경을 보면 자꾸만 누군가에게 다정하게 굴고 싶어진다 193 / 느린 템포의 목소리는 귀부터 심장까지 도달하는 데에 꼬박 0.5초 정도가 소요된다 196 / 어쩌면 생각보다 198 / 사랑에 빠졌다면, 그녀의 표정, 말투, 사소한 변화 하나하나에 미쳐버릴 것 같다면 200 / 누군가와 광안리 바닷가가 보이는 커피스미스에 앉아 한 시간쯤 바다를 본 일이 있다 204 / 핑계 208 / 그런 생각을 할 때면 둘도 없이 가깝게 느껴지는 거다 이 사람이 210 / 필름 카메라는 항상 무언가가 남잖아요 213 / 적어도 소설을 쓰는 순간의 나는 그 사랑이 형태를 가지고 이 공간에 실재한다고 믿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217 / 그녀가 어떤 부분에서 모서리를 접고 싶었는지 못내 궁금한 거다 220 / 우리 사이에 더 많은 시간이 놓이기 전에 미처 공유하지 못하고 스쳐 지나갈 삶의 면면이 켜켜이 쌓이기 전에 222 / 당신의 연락을 기다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26 / 반으로 찢었을 때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는 금자들을 생각합니다. 예컨대 \'우\'와 \'리\' 같은 228 / 그러니까, 나는 그런 것들에 기대어 외로움을 견뎌내는 겁니다 231 / 나를 따듯하게 만드는 글자들 235
  8. 마치며 238

책 속으로

- 그 후로도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때면 어김없이 광안리에 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원고를 마감할 때도 광안리에 옵니다. 그러나 오늘은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누구와도 이별한 적이 없는데 어떤 마음으로 여기에 앉아있는 걸까요.
--- p.14


- 너무 사랑하고 사는 사람들을 보면 무서워집니다. 저 사랑 언젠가 끝이 나고 말 텐데. 같은 두려움입니다. 사랑의 불변함을 믿지 못하는 것도 무섭고, 다신 저렇게 사랑받을 수 없을 것 같아 무서워집니다. 내가 다시 누군갈 벅차게 할 수 있을까. 너무 사랑해서 미쳐버릴 것 같단 소릴 또 하게 될까. 내겐 이제 남아있는 게 별로 없는데.
--- p.40


- 은이는 헤어지면서 내게 꽃이 필 때쯤 다시 만나자고 했는데, 어떤 꽃인지는 끝내 이야기해주지 않은 바람에 동백이 피는 일 월부터 국화가 피는 십일 월까지 내내 은이의 연락을 기다려야만 했다. 일 년에 11개월은 새로운 꽃이 핀다는 사실 나는 은이 때문에 알았다.
--- p.50


- 오늘은 널 바래다주던 곳에서 다른 사람을 배웅했다. 그래서 아무것도 적질 못하고 너의 동네로 가는 버스의 등만 하염없이 봤다. 다시는 탈 일 없는 버스의 경로를 아는 거. 쓸쓸한 일이다.
--- p.58


- 외로움의 어떤 모습을 적고 싶은 건데요. 했다. 그 질문이야말로 내가 기다리던 것이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세상에 외로워야 할 이유가 이렇게나 많다고. 게다가 어떤 밤에는 이유 없이 외로울 수도 있다고. 우린 태어난 이상 외로울 수밖에 없는 거라고. 당신만 외로운 게 아니라고. 그런 사람들이 여기. 이렇게나 많이 모였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외로운 사람들끼리 서로 안아준대도 결코 맹렬한 속도로 타오르는 불이 되진 못하겠지. 그러나 서로의 체온에 기대어 앉아 긴 겨울을 나긴 충분할 거다. 나는 못내 그렇게 믿고 싶은 거다.
--- p.111


- 날 외롭게 만드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젠 누가 그리운 건지도 모르겠는 삶을 삽니다. 어젯밤엔 대학동의 좁다란 골목길을 두 시간쯤 걸었습니다. 밤새 통화하며 흘린 목소리들이 사방에 널린 곳. 지켜지지 못한 약속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 날엔 누구든 붙잡고 묻고 싶습니다. 나 잘하고 있는 거 맞지. 남들도 나처럼 가끔 대책 없이 괴롭기도 하고 그러는 거 맞지. 하고.
--- p.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