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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줄도 모르고 지쳐가고 있다면

저자 소개

김준

글을 쓰는 순간 정밀해지는 기분을 애정하는 사람. 짧지 않은 시간을 타지에서 보냈고 2016년 귀국한 후로 다섯 권의 단행본을 출간했다. 지친 삶 곳곳에서 가능성을 포착하고, 글과 강연을 통해 그 가능성에 대해 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오래 혼자였던 마음이 마음에게』, 『견뎌야 하는 단어들에 대하여』, 『한참을 울어도 몸무게는 그대로』 등이 있다.

목차

  1. Prologue 4
  2. Ⅰ 삶이 언제 바라던 대로만 흘렀던가
  3. 그래도 내일을 살아야겠지 14
  4. 세상을 애정하고 싶은 마음으로 16
  5. 다시 움트는 초록 17
  6. 잘 살아 내자는 마음 18
  7. 달광선 19
  8. 골든 타임 20
  9. 가뿐하게 살아가기 23
  10. 카나리아 26
  11. 별보다 별처럼 28
  12. 죽기 직전에 지금 이 순간을 후회할까? 29
  13. 시간에 따라 희미해진다 모든 것들이 31
  14. 틀린 목소리는 없다 32
  15. 시간이 하는 일은 33
  16. 슬픔을 긍정하는 힘으로 34
  17. 아침에 눈을 떴을 때 35
  18. 일 인분의 치유 38
  19. 모든 보통의 것들을 사랑해 주어 40
  20. 시간을 들이는 일 42
  21. 내가 했던 두 가지 실수 46
  22. 현재의 삶도 살아 볼 만하다고 48
  23. 내가 살았다는 흔적 50
  24. 내가 발명한 농담 51
  25. 지친 줄도 모르고 지쳐 가고 있다면 54
  26. 스폰테니어스 56
  27. 행복의 둘레만 걷는 사람들 60
  28. 울어도 나아지는 게 없는 나이 61
  29. 일상이 빛을 잃지 않도록 62
  30. 자기 돌봄의 시간 63
  31. 홀로 결심할 것 64
  32. 날마다 새로운 날 68
  33. Perfect blue 69
  34. 잘 사는 사람이란 70
  35. 가는 실 위를 걷는 사람처럼 72
  36. Ⅱ 착한 것만으론 무엇도 될 수 없어서
  37. 세상엔 네 종류의 사람이 있다 76
  38. 헬프 유얼셀프 77
  39. 기쁜 애씀 79
  40. 부단히 보냈지만 돌아오지 않는 것들 82
  41. 어딜 가나 있는 무례한 사람들 84
  42. 작고 맑게 사는 일 85
  43. 타인은 나의 바깥 87
  44. 이카로스의 날개 88
  45. 안으로 열린 눈 90
  46. 자화상 91
  47.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면 94
  48. 부작용 없는 안정제 97
  49. 성큼 새벽이 오는 사람들에게 99
  50. 태풍 슈퍼 100
  51. 길이 열릴 것 같다가도 103
  52. 너 힘들 때 더 자주 웃는구나 106
  53. 인간관계의 발치학 108
  54. 고양이처럼 살아야겠다 110
  55. 마찰하는 것에 보풀이 인다 112
  56. 결심 113
  57. 곧 잘 닫지만 여는 법은 몰라서 116
  58. 비어 있는 시간들에 대하여 118
  59. 청춘 예찬 119
  60. Terra Incognita 120
  61.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 124
  62. 안식일 126
  63. 차라리 잠을 더 주무시길 128
  64. Ⅲ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망망대해
  65. 깁스와 시간 132
  66. 잘 웃고 홀로 힘든 사람들 134
  67. 내가 남겨 둔 희망 138
  68. 상처받을지도 모르는 거리를 내어 주는 일 139
  69. 네가 옳을지도 모르지만 결정은 내가 해 140
  70. 상처에는 더치페이가 없다고 141
  71.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망망대해 144
  72. 미드나잇 블루 145
  73. 운명선 146
  74. 사랑은 우리에게 많은 색을 가르쳤어요 147
  75. 눈물 거울 149
  76. 만약에 만약에 152
  77. 시간이 없다고 너는 그랬지 154
  78. 말의 수명 156
  79. Melancholy 157
  80. 붉은 얼굴들 158
  81. 더러 멈춰 돌아보는 일 162
  82. 일상 온도 163
  83. Ⅳ 오래 믿는다면 그것이 현실이 될 테니까
  84. 여기 바로 지금 166
  85. 미세한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167
  86. 그럼 갈까? 169
  87. 붉은 열의 172
  88. 극복 프로토콜 174
  89. 오래전부터 오직 너만을 기다리고 있는 빛 178
  90. 우리가 언제는 대단한 걸 했던가요 180
  91. 여전히 희망 181
  92. 암실 182
  93. 그리하여 시작되는 것들 183
  94. 가고자 하기 때문에 넘어지는 일 184
  95. 끝이 아니라고 말하는 입술 188
  96. 흔들려도 돌아오자 189
  97. 우리는 너무도 다르고 190
  98. 안으로 조금 더 안으로 191
  99.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192
  100. 느슨하게 포기하기 194
  101. 스트레스의 반대말은 디저트 195
  102. 유난히 창문이 많은 오후 198
  103. 오늘도 터질듯한 마음을 눌러 담고 있니 199
  104. 미열 200
  105. 살다,가 아니라 살아 내다 201
  106. 실은 202
  107. 내 삶도 어쨌든 삶이라서 203
  108. 일상을 잘 살아 내는 연습 206
  109. 쉬지 않는 나태함 207
  110. 쓸모없고도 반짝이는 209
  111. 수집될 수 있는 것들 211
  112. 가령 예쁜 돌멩이를 줍는다든가 212
  113. 세상은 아름답고 우리에겐 시간이 있어 213
  114. 과거를 바라보는 방 216
  115. 무엇을 위해 태어났지? 218
  116. Epilogue 220

책 속으로

강물은 흘러 정해진 바다에 도착하지만 삶은 그렇지 않기 때문. (중략) 이때 우리는 한껏 유연해져야겠다.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끄덕여 넘기는 것. 실패는 끝없는 추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한 시절 가녀린 낙화다. 떨어져 떨어져 우리 쌓인 곳에 다시 움트는 초록이 있을 거라고 나는 아주 믿고 있다.
--- p.17

오늘은 쓸모 이상으로 텐션을 높이고 싶지 않았다. 자랑거리를 만들고 그것을 자랑하고 싶지도 않았다. 다만 맛있는 걸 먹고, 글을 쓰고, 산책을 하는 일상을 오래 지켜 내고 싶었다. 특별한 하루를 만들기보다는 매일의 평범한 일상을 잘 살아 내자는 마음.
--- p.18

과연 완벽이란 것이 가능하긴 한 걸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믿고 있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처음 주어지는 것이어서 매번 서툴 수밖에 없다. 작게 실수하고 때로 크게 실패하더라도 잘못된 게 아니다. 그르친 일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나아가는 시도를 계속하는 자세를 우리는 가져야 한다.
--- p.21

지나고 보면 전부 티끌 같은 순간이 되어 버린다. 힘들었던 시간은 더러 추억으로 변하고 대부분의 기억은 묘연해진다.
--- p.31

이제는 과거가 지나갔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할 수 있고, 그 과거를 통해 성장한 내가 다가올 미래를 잘 견뎌 줄 것을 예견할 수도 있다. 슬픔을 긍정하는 힘으로 마음에 꽃을 심고 정원도 만들고 새집도 짓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나 자신에 대한 믿음도 활짝 열렸으면 싶다.
--- p.34

너무 힘줘서 준비하다 보면 오히려 일을 그르친다는 걸 은연중에 배운 것도 그날이었다. 차라리 평소처럼 했으면 아무 문제도 없었을 텐데. 오히려 긴장을 풀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번 생에 졸업식은 높은 확률로 그때가 마지막이겠지만.
--- p.47

씨앗이 곧바로 열매가 되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테니, 조금 더디더라도 그 느릿한 속도에 스트레스받을 필요 없다는 뜻이다. 지금도 모자람 없이 잘해 내고 있으니 당장의 결실을 바라는 욕심을 버려도 충분할 것이다.
--- p.42

요즘은 피로하다 싶으면 다 그만두고 곧장 침대에 누워 버린다. 쫓기는 마음으로 산다고 더 멀리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루 정도 일찍 잔다고 마포대교가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 p.54

우리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선에서 살아가야지. 도와주지 못하는 것 때문에 누가 나를 싫어해도 아니, 경멸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그저 내가 가진 우산이 좀 작았을 뿐이니까.
--- p.95

애초에 ‘다른 사람’과 ‘잘 맞는다’는 게 가능이나 한 건지, 서로 삐걱이는 부분을 어디까지 이해하고 노력할 수 있을지…. 그 불가능한 노력이 중단될 때 관계는 소원해지고 결국 소멸로 이르기도 한다. 타오르던 불꽃은 잦아들고 이내 어둠이 찾아오는 것이다. 타인으로 가는 길은 아무래도 쉽게 열리지가 않는다.
--- p.103

10년 전 나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 너무 걱정 말라고. 조급할 거 없다고. 꿈이 없어도 괜찮다고. 그러다 문득 꿈을 찾게 되면 그때 열렬히 좇으면 된다고. 한 사람의 거절이 세상 전부의 거절이 아니며 숱한 실패는 오히려 성장을 의미한다고. 자신의 뜻을 강하게 믿고 따르면 언젠간 세상도 그 뜻에 귀 기울이게 될 거라고. 부족한 걸 채우기보다 당장 가진 것들에 정성을 들이라고.
--- p.119

스스로를 좀 더 사랑하고 소중히 여겨 준다면 내 안에 있는 광원을 문득 찾게 되지 않을까. 그런 게 가능해진다면 나 말고 타인도 같은 눈을 가지고 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 p.121

늘 그렇듯 삶은 물결처럼 술렁였다. 절망의 시기가 있으면 기쁨의 날이 찾아오기도 했고, 상처받은 마음에 다시 사랑이 움트기도 했다. 흘러가는 겹의 굴곡. 이제는 헤아릴 수 있다. 희망은 얼마든지 고통으로 바뀌기도 하지만, 고통 역시 희망으로 건너가기도 한다는 것을.
--- p.138

어쩐지 애련하고 막막한 생각이 들 때면 밖으로 나가서 일단 걸어보라 말해주고 싶다. 세상이 다 끝난 것 같다가도 어느새 아주 담담히 걸어가는 한 사람이 되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 테니까. 주어진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자기 안에서 나아갈 힘을 찾으려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을 테지만, 또 누군가는 그걸 기어이 해낸다.
--- p.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