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욱
대부분의 일깨움과 치유는 동질의 마음에서 나온다 생각한다. 무언가 알려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부족한 사람이라, 나도 이랬었다고 미련했던 마음을 적어 본다. 단지 그뿐. 난 이렇지만 기필코 살아간다고. 그러니 당신도 꼭 살아내었음 한다고. 주식회사 부크럼의 대표. 부크럼 출판사와 이외의 문화 사업을 운영 중이다. 대표작으로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편지할게요』 『나를 사랑하는 연습』이 있으며 40만 부가량의 판매량을 기록하여 스테디셀러 에세이 작가의 입지를 다졌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는 늘 따스한 응원을 전해 온 정영욱 작가가 다시 한번 독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힐링 에세이이다. 20만 부 판매를 기념하여 12개의 미공개 원고를 담아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의 대부분은 밥 때문이고 그 과정에 언제나 밥이 있었다.
누가 말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의 행복지수의 대부분은 밥이 차지한다잖아.
그러니까 우리 언제 밥 한번 먹자. 다른 건 필요 없고 그냥 밥 한번 먹자.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고, 그러한 방식 속에 우리가 살아가는 것이니까.
그냥 그게 다야. 우리 언제 꼭 밥 한번 먹자.
--- 「프롤로그」 중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소중한 것에 대해 가볍게 생각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빈도는 점차 늘어났다. 어떤 것이든 가볍게 생각할 배포가 있어야 나의 삶이 무겁지 않음을 몸소 경험한 횟수가 많아졌다. 그 무엇을 소중히 여긴다 해도 영원한 것이 없는 유한한 것이었고, 내가 온 맘을 다해 소중하게 여긴다 해도 그 관계의 소중함이 쌍방으로 성립되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아끼기만 해선 내가 깊게 경험해보지 못하고 끝나게 될 것들이 이 세상엔 너무 많았다.
--- 「밥 먹듯 알아가고, 밥 먹듯 사랑할 것」 중에서
아직은 그 비율이 완벽하지 못할 순 있어도, 그 맛이 조금 엉성할지 몰라도. 누군가에 입맛엔 영 별로일지 몰라도. 그래도 지금껏 나를 맛봐왔던 사람들에게는 나름대로 변하고 있는 내가 어느 정도 입맛에 맞아가고 있나 보다. 전에 나란 사람은 선택받지 못했고, 뱉어지는 일이 많았었는데 요즘의 나는 조금씩 마음을 주고받으며 상대할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나 보다. 삼킬 수 있을 만한 정도의 맛이 되었나 보다. 언제부턴가 나, 조금씩 섞여가고 있었다.
--- 「돌체라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