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먼 미래에 답답해하고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을 걱정하며 늘 걱정과 불안을 달고 지내는 것보다는 그때가 아니면 누릴 수 없는 것들을 놓치지 않고 누리자. 그 산만의 색깔을 즐기면서 오르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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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기차 타면 빠르게 도착할 수 있지만, 느린 기차를 타면 멋진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는 말처럼 무언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점에도 천천히 가보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취감과 소소한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조금은 느릴지라도 나를 단단하게 만들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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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멈추는 것도 닦달하는 친구를 대하는 것과 비슷하다. 닦달하는 친구를 조용히 시키려면 친구가 부탁하는 일을 해주면 된다. 생각을 멈추기 위해서도, 생각하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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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해서는 안 될 것처럼 만드는 것. 지나치게 바쁜 삶을 살아가며 잠시의 휴식도, 여행도. 사랑하는 이들과의 시간도 괜스레 지금은 아니야. 나중에 해야지. 나중에. 라며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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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늪에 이미 빠졌다면 발버둥 치지 말고 가만히 있어 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늪에 빠졌을 땐 발버둥 치면 더 깊이 빠져들어 헤어날 수 없게 되니까. 천천히 생각할 시간을 벌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아낸 뒤에 벗어나는 것이 나을 때도 있음을, 무언가를 부정하는 것보다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때로는 편안함을 느낄 수도 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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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방식은 각자 다를 뿐, 틀린 것은 없다. 여유를 잃고 시간에 쫓기고 웃음을 잃어가며 하루를 버티는 것이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불안하게 사는 것보다 더 무섭고 더 버겁다면, 안심하고 잠시 목표를 놓아주면 되는 것이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주어진 대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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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썩어버린 사과는 썩은 부위를 도려내면 되는 일이지만, 도려내지 않고 방치하면 결국 그 사과는 버려야 하는 사과가 되어버립니다. 우리의 마음도 똑같습니다. 썩은 부위는 그때그때 치유해야 깊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연습을 해서라도 조금씩 자신의 상태를 솔직하게 표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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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마음도 마찬가지다. 방에 물건들이 치울 수 없을 만큼 쌓여있는 것처럼 마음속에도 많은 것들이 쌓여있다. 만약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새로 쌓이는 마음들이라도 미리미리 정리해주고, 미련이 남아서 버리지 못할 것들은 들이지 않거나 기억해두었다가 틈틈이 정리하면 된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마음에 먼지가 쌓이고 그것들이 썩어버려 나를 더 아프게 하는 것을 막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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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들은 흘러가고 멈춤이 없다. 지나간 것을 되돌릴 수도 붙잡고 있을 수도 없다. 애석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을 꼭 나쁘다고만 할 수 있을까. 물은 그 자리에 머물러 고여 버리면 오염되고 썩는다. 하지만 멈추지 않고 흐르면 다른 물들과 만나기도 더 큰 물줄기를 이루기도 하고, 다시 나누어져 흐르기도 한다. 그렇게 물은 점점 깨끗해지고 맑아진다.
--- p.120
무언가 잘 해내고 싶다면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과 잘 해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저 완벽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우리를 옭아매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면 충분하다. 우리가 스스로에게도 까다로운 기준을 세우며 무엇이든 잘 해내는 삶을 추구하는 것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이고, 온전히 우리의 모습을 다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후회가 남지 않는 완벽이라는 것에 가장 가까운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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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쓸 필요 없다.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을 이해해 주느라,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이해하느라. 그냥 그런 부류의 사람인 것을 괜스레 나의 범주에 넣느라 감정을 소비하기에는 그렇게 소모되는 나의 노력이 너무나 아까우니까.
--- p.171
다만,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것이나 관계에 매달리는 것이 능사는 아님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관계, 우리가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관계야말로 소비한 만큼의 마음을 되돌려 받기 가장 쉽고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는 가장 쉬운 관계이기도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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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두르지 않으면 그것은 누구의 영역인지 알 수 없다. 땅을 가지고 있어도 영역을 구분하지 않으면 그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주인이 있는 땅임을 알더라도 명확히 영역을 구분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이쯤은 지나가도 괜찮겠지.’라고 지레짐작하며 지나갈 뿐이다.
--- p.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