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모두 잃어버린 것 같을 때. 이 책을 펼쳐보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사랑하고 있지만 잊어버린 것들을 기억해 봅시다. 세상에 사랑하는 것들을 많이 만들어 둡시다. 살아가기 위해 많은 것들을 사랑하다 보면, 사랑하는 것들 덕분에 살아갈 수 있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 p.8
별것 아닌 것들을 좋아한다고 말하게 되면, 세상에 사랑하는 것들이 잔뜩 늘어나잖아. 그럼 어제와 오늘이 별반 다를 것 없는 하루들이 잔뜩 늘여져 있더라도, 순간 하나에 사랑을 담을 수가 있을 텐데. 그래서 사소함을 사랑해보기로 했다. 그러다 보면 정녕 언젠가는 사랑하지 않았던 것들도 사랑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해서.
--- p.53
나는 너의 결핍을 사랑해. 너는 손으로 애써 구멍을 메우는 일을 멈췄다. 너는 왜 결핍을 미워하지 않느냐 물었다. 나는 대답 대신 내가 가진 구멍들을 보여주었다. 찬찬히 채워나가자. 우린 무엇이든 채울 수 있어. 언제 구멍이 있었냐는 듯 평평해질 때까지. 나를 덜어 내서 너를 채우고, 또 너를 덜어 내서 날 채운다면.
--- p.66
대단한 위로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 미안하다. 내가 네게 도움이 되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도 더더욱 미안하다. 평생 내게 기대 엉엉 울어도 좋으니 우리 같이 계속 살아가자.
--- p.170
조금 서툴게 살아도 되는 것이다. 서투를 수밖에 없는 것들에서는 더욱이 그렇다. 누군가를 실망시키는 것이, 나를 실망하게끔 하는 것이 두려웠던 나는 그걸 몰랐다. 모든 건 내 의도대로 될 수 없고, 세상에는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는 것이며, 완벽은 이상에 불과하다는 것.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들도 분명 있다는 것.
--- p.183
우리도 차라리 마음속으로 몰래 남 탓하는 버릇을 가져버리자. 안 되면 남들 탓인 거고, 안 되면 세상 탓인 거야. 다가오는 화살을 굳이 피하지 않을 이유는 없잖아. 잡아서 꺾어버리지 않을 이유 또한 없잖아.
--- p.205